2025년, 세계는 다시 한 번 관세전쟁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있다. 팬데믹을 지나며 한동안 잠잠해 보였던 무역 갈등이 디지털세, 미중 기술 경쟁,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재점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특정 국가 간의 수출입 분쟁이 아닌, 글로벌 경제 질서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이번 관세전쟁은 이전보다 더 복잡하고 민감한 양상을 띠고 있다. 오늘은 2025년 관세전쟁의 주요 원인과 흐름을 정리해 보고, 외국 사례를 통해 세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1. 디지털세 도입과 보복 관세 갈등
관세전쟁의 새로운 형태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세(Digital Tax)다. 이는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각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실제 세금은 본사가 있는 국가에만 납부해 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세금 제도다.
2024년 말부터 유럽 주요국(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은 자국 내에서 수익을 올리는 구글, 메타, 아마존 등 IT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미국은 이를 자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차별로 판단해 관세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 프랑스는 이미 2024년 말부터 디지털세 3% 부과 시작
- 미국은 이에 맞서 프랑스산 화장품, 와인, 고급 의류 등에 보복관세 검토
- OECD 중심의 조율이 이뤄지고 있으나, 합의 지연
이처럼 디지털세는 단순한 조세 문제가 아닌 경제 주권과 국가 간 이익 배분의 충돌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025년 본격적인 디지털 관세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2.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고관세 강화
2025년 현재,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반도체, AI, 클린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고율 관세를 재도입하고 있으며, 중국도 이에 대한 맞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 2025년 초,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에 가까운 보복 관세 부과
- 중국은 미국산 반도체 장비, 고급 농산물에 대해 관세 인상 조치
- 대만, 한국, 베트남 등은 미중 갈등 사이에서 무역 우회 국가로 주목
이러한 미중 간 갈등은 단순한 교역 수준을 넘어서 공급망의 지형을 흔들고, 동맹국들까지 선택을 강요받는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CHIPS 법’과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정책’이 충돌하면서, 글로벌 협력 대신 각자도생의 산업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3. 공급망 재편과 국가 간 경제 블록화
팬데믹 이후 촉발된 공급망 위기는 2025년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여기에 관세전쟁까지 겹치면서 국가 간 경제 블록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 미국·EU 중심의 ‘우방국 공급망(Friend-shoring)’ 강화
- 중국·러시아·이란 등 비서방권 중심의 블록 형성
- 한국·일본은 전략적 중립 속 기술·무역 다변화 시도
이런 흐름 속에서 관세는 경제 동맹의 수단이자 배제의 도구로 사용된다. 미국은 우방국에게는 무관세 또는 감세 혜택을 제공하면서, 비우방국에는 보복성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무역 규범의 시작이기도 하며, 국제 사회의 분열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2025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어, 국가 간 분쟁을 조율할 수 있는 중재 기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규칙 없는 무역 갈등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론: 2025년 관세전쟁, 우리에게 주는 교훈
관세전쟁은 이제 특정 국가 간 문제를 넘어,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방향성과 직결된 이슈가 되었다. 디지털세,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등 다양한 변수들이 얽히면서 전통적인 무역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미중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무역 다변화, 기술 자립화, 외교적 중립 유지 등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관세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글로벌 뉴스와 무역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금융감각이 요구된다.
2025년의 관세전쟁은 단순한 ‘관세의 인상’ 그 이상이다. 이는 국가 간 전략, 경제 블록 간 대립, 디지털 시대의 주도권 다툼이 응축된 결과물이며, 우리는 이 흐름을 분석하고 대비하는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