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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의 힘과 위기 (기축통화, 외환시장, 탈달러화)

by write9617 님의 블로그 2025. 4. 13.

전 세계 무역의 약 80%가 달러로 결제되고,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이 달러화로 구성돼 있다. 미국 경제 하나가 흔들리면 전 세계 주식시장과 환율이 동시에 요동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달러 패권(Dollar Hegemony)’은 미국이 가진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의 핵심 축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탈달러화 움직임, 중국 위안화의 부상, 가상자산의 확산 등 달러 중심 질서에 도전하는 움직임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달러 패권의 개념, 주요 메커니즘, 그리고 외국 사례를 통해 바라본 변화의 조짐까지 상세히 정리해 본다.

1.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달러가 전 세계 표준 통화가 된 결정적 계기는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다. 이 회의에서 달러는 금과 연동된 유일한 통화로 인정받았고, 다른 국가 통화들은 모두 달러를 기준으로 가치를 정하게 되었다.

1971년 금태환이 중단되면서 금 본위제는 끝났지만, 이미 미국은 막대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계 무역의 중심에 있었기에 달러 중심의 질서는 여전히 지속되었다.

오늘날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누리는 핵심 권한은 다음과 같다.

  • 무역결제의 표준: 석유, 곡물, 반도체 등 대부분의 글로벌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됨
  • 금융 시스템의 중심: IMF, 세계은행, SWIFT 등 주요 국제기관은 달러 기반으로 운영
  • 외환보유의 기준: 각국 중앙은행은 위기 대비용으로 달러를 우선 보유

결국 달러 패권은 단순한 통화 영향력을 넘어서 국제 질서와 외교 전략까지 좌우하는 파워가 된 셈이다.

2. 달러 패권의 경제적 효과와 미국의 이익

달러 패권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당연히 미국이다. 미국은 자국 통화를 세계에 공급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나 환율 부담 없이 무한에 가까운 금융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

■ 구체적인 경제적 이익

  • 쌍둥이 적자 유지 가능: 무역적자 + 재정적자를 지속해도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채권을 매입
  • 달러 발행의 특권(Seniorage): 미국은 종이로 만든 화폐를 실질적 자산처럼 전 세계에 유통
  • 금리 인상만으로 글로벌 영향력 행사: 연준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통화·금리까지 영향을 줌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 패권을 ‘21세기의 제국 시스템’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실물 없이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드문 구조이기 때문이다.

3. 달러 패권의 흔들림과 탈달러화 흐름

하지만 최근 달러 중심 질서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중국, 러시아, 사우디 등 비서방 국가들은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외국 사례와 변화의 조짐

  • 중국: 위안화로 결제 가능한 글로벌 시스템인 CIPS 확대 추진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달러 결제망 차단 → 루블, 위안화 결제 확산
  • 브릭스(BRICS): 공동 디지털통화 발행 논의 진행 중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수출 결제에서 위안화 수용 검토

이 외에도 국제 에너지 무역에서 유로, 위안화, 심지어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2022년~2025년 사이 글로벌 외환보유에서 달러 비중은 70%에서 58% 수준으로 하락했고, 이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단기간 내 달러 패권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지만, 세계는 점차 ‘멀티 화폐 시대’로 진입 중이라는 평가가 늘고 있다.

결론: 달러 패권은 여전히 강하지만, 영원하지 않다

달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통화이며, 미국의 군사력·경제력·금융 인프라를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통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달러 일극 체제’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균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각국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외환보유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고, 블록체인·디지털 통화 등 새로운 화폐 기술의 등장도 달러 중심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달러가 무너질까?’가 아니라, ‘세계는 어떤 질서로 재편되고 있는가’다. 그 흐름 속에서 환율, 금리, 자산시장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달러 패권은 단순한 통화 이야기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